1. 픽사의 탄생
픽사의 전신은 조지 루카스의 영화사 루카스필름의 컴퓨터 부문 주요 부서 2개로, 실사 촬영 영화 장면을 디지털화하고 거기에 특수효과를 입힐 수 있는 맞춤형 컴퓨터를 개발하는 부서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부서였다.
루카스가 갑작스러운 이혼소송에 휘말려 급전이 필요해 두 컴퓨터 부서를 매각하기로 했고, 스티브 잡스가 이를 1,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1986년 잡스와 루카스 사이에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고, 컴퓨터 부서에서 판매하는 '픽사 이미지 컴퓨터'에서 회사 이름을 따 픽사(PIXAR)라고 지었다.이때 에드윈 캐트 멀이CEO 겸 사장을, 앨비 레이 스미스가 부사장 직위를, 스티브 잡스가 회장 직위를 차지했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컴퓨터 하드웨어와 렌더링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물론, 3D 애니메이션이나 그래픽 같은 콘텐츠에 예술적 창의성과 기술적 독특함이 결합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수익은 하드웨어의 판매로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픽사 이미지 컴퓨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이를 이용해서 1995년에 《포카혼타스》를 만들었다.
픽사 이미지 컴퓨터는 한 대에 12만 5천 달러나 하는 전문가를 위한 컴퓨터였다. 하지만 잡스는 대중을 위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했고,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정교한 3D와 이미지 렌더링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나 대중들은 덜 정교하지만 쓰기 쉽고 가격도 저렴한 어도비 제품들을 선호했다ㅜㅜ.
픽사의 주 고객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디자이너였으나, 곧 의료산업과 정보 분야 정부기관에서도 3D 그래픽이 필요해지면서 판매되었다.
당시 침체기를 겪고 있었던 디즈니는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2D 애니메이션 제작을 자동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픽사에서 그 계약을 따내었다. 픽사는 CAPS라는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했고 1989년 《인어공주》의 마지막 장면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CAPS가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자 디즈니에서 픽사 이미지 컴퓨터 수십대를 주문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사 이미지 컴퓨터의 판매는 부진했다.
픽사 이미지 컴퓨터 홍보를 위해 존 라세터가 제작한 짧은 애니메이션 필름 《룩소 주니어》는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 '시그래프'에 발표되어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까지 올랐다. 잡스는 기술과 예술이 합쳐진 애니메이션에 매료되어 수익과는 상관없이 1년에 하나씩 애니메이션을 만들도록 지원했다. 그러나 픽사의 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1988년 라세터는 잡스에게 새 단편 애니메이션을 위한 추가 지원을 요구했고, 잡스가 30만 달러의 자비를 지원해 애니메이션 《틴 토이》를 제작한다.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과 아기의 이야기를 다룬 《틴 토이》는 컴퓨터로 제작된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영화상을 수상한다. 그래도 픽사의 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때까지 잡스는 자비로 약 5,000만 달러(Apple에서 쫒겨날 때 현금화한 돈의 절반 이상)를 투자했으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물론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렇다 할 수익을 얻지 못했다.
2. 디즈니와의 계약 체결
1991년 픽사는 디즈니에게 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을 제안했고 픽사보다 아쉬운 게 없는 디즈니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 디즈니는 작품 및 캐릭터에 관한 권리를 소유하고, 수익의 12.5%를 픽사에게 지불하며, 제작 작업 통제권을 디즈니가 보유하고, 디즈니는 픽사와 앞으로 2편 더 제작할 권리를 가지며, 픽사 없이 작품 속 캐릭터를 이용해 속편을 제작할 권리를 가지고, 디즈니는 약간의 위약금을 물고 언제라도 프로젝트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렇게 토이 스토리의 제작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영화 제작이 진행 중인 상황에도 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스티브 잡스는 폴 앨런, 래리 엘리슨 등의 기업인에게 회사를 매각하려고 심사숙고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랬던 그가 이 프로젝트에 승산이 있다 판단하게 된 것은 디즈니가 토이 스토리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개봉하기로 한 결정을 한 직후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바로 1년 후 픽사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디즈니가 배급과 마케팅을 맡으면서 1995년, 세계 최초의 장편 CG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가 개봉하게 되었다. 《토이 스토리》는 그해 가장 높은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었고 같은 해 기업공개를 감행한 픽사는 넷스케이프를 누르고 그해 가장 큰 규모의 IPO로 기록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토이 스토리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픽사를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스티븐 스필버그를 뒤이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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