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의 평가 역시 좋은 편인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하게 될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전망하기도 하고, 실제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받고 감동적이며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로 평가받는 곳이기도 하다.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리스트에도 픽사가 제작한 4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픽사 작품들의 최대장점이자 개성 중 하나는 사회 통념을 깨부수는 신선한 주제이다.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월-E》, 《업》,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2》 등 대부분 사회에 잔재하던 고정관념과 타작품들에서 많이 쓰이던 클리셰 같은 주제들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달라지는 시대상에 따라서 변화하는 사회 속의 새로운 가치관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해 나간다. 오히려 따라가는 게 아니라 선두적인 면모까지 보여준다.
또 하나의 특징은 픽사의 주인공들은 일상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거나 오히려 어느 면에서는 부족한 소시민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시민적인 특성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어떤 시련을 겪게 하지만, 그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것이 픽사 작품 만의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현지에서의 흥행은 웬만한 프랜차이즈 영화 상품 못지않은 꾸준함을 자랑한다. 《토이 스토리 3》와 《니모를 찾아서》는 전미 흥행 수입 4.1억 달러와 3.3억 달러를 넘겼고, 창립 이후 내놓은 모든 장편 영화들이 대부분 성공했다.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 2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내 흥행 2억 달러를 넘지 못한 작품이 딱 두 편밖에 없는데 바로 초기작인 《토이 스토리》와 《벅스 라이프》. 그것마저 각각 1995년과 1998년에 개봉했었다는 걸 생각해 본다면 이것도 엄청난 수준이다. 미국 내 가족 단위의 관람객 수요도 상당히 높아 개봉시기를 주로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6월 달이나 추수감사절이 시작되는 11월 초로 잡는다. 《인크레더블》이나 《몬스터 주식회사》 등이 그런 경우. 《니모를 찾아서》나 《카》 등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 초, 중순에 나왔다.
2010년대 들어서는 《도리를 찾아서》가 월드와이드 10억 달러 돌파와 함께 북미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고, 《인크레더블 2》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5억불 및 66억 불을 돌파하며 북미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심지어 《인크레더블 2》의 오프닝 성적은 무려 1억 8천만 달러로 북미 오프닝 성적 역대 8위, 감이 안 온다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보다 높은 성적이다.
과거에는 유달리 한국에선 흥행에 고전했던 시절이 있다. 애니메이션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선 픽사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대박을 거두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라이벌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들이 한국에서 엄청나게 성공하는 것과 천지차이다. 하지만 한국 극장가에서 픽사 애니메이션들이 거둔 성적은 최소 전국 100만명(100만 명(벅스 라이프(150만)와 토이 스토리 3(148만) 등)을 넘는다. 물론 그중에서 일부 (카(66만), 카 2(46만), 카 3: 새로운 도전(48만), 몬스터 대학교(86만))는 100만 명조차 넘어서지 못하기도 했다.
반대로 드림웍스 CG 애니들은 한국에서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는데, 《쿵푸팬더》만 해도 역대 한국 극장 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2, 3위이며 그 밖에도 《드래곤 길들이기》, 슈렉 시리즈가 모두 전국 200만 이상 관객, 마다가스카 시리즈조차도 167만(1편), 155만(2편)으로 픽사 애니들을 압도하는 흥행을 거두면서 역대 한국 개봉 애니 흥행 10위권에 상당수가 들어가 있다. 2013년 드림웍스 최신작인 《터보》가 미국에서 망하고 있는 가운데 개봉 1주 만에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을 봐도 드림웍스 애니는 흥행에 기본은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아마도 CJ그룹과 드림웍스의 관계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CJ는 드림웍스의 지주 중 하나였고, 그로 인해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많이 밀어주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지분을 청산했지만, 그럼에도 드림웍스의 애니가 그동안 흥행한 바 그 뒤에도 꾸준히 밀어주었고 그 결과 픽사보다는 훨씬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미국 현지 개봉 후 보통 3달 정도 늦게 개봉하기 때문에 항상 휴가철에 개봉하여 드림웍스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흥행에서 약세를 보였다.
그런데 2015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됐는데 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의 펭귄》은 전국 관객수 166만 명, 《홈》이 전국 관객수 36만 명인데에 비해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은 이 둘을 합친 수보다 높은 수인 전국 관객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인사이드 아웃》은 최종적으로 전국 관객수 496만 명을 동원하여 《쿵푸팬더》의 전국 관객수 465만 명을 돌파하여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렇긴 해도 한국 극장가에서 여전히 픽사 애니는 일본이나 한국 극장판 애니에 견주면 후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이는 픽사 계열인 디즈니 계열의 다른 할리우드 실사영화들의 상영 문제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픽사 애니보다 흥행에서 밀리는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아이스 에이지로 알려진 업체로 여긴 20세기 폭스 영화사가 배급한다) 애니도 한국에선 흥행이 별로지만 배급망이 확실한 건 역시 20세기 폭스의 다른 영화 배급 문제 때문에 극장들이 대놓고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1년 픽사의 《카 2》나 블루스카이의 《리오》는 기대 이하 흥행을 거둠에도 극장 상영관 수를 많이 잡았다.
현재는 한국 이외에 중국에서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북미를 포함한 여타 국가에서 말아먹어도 중국 성적 하나만으로 수익을 충당하는 영화들이 수두룩한 요즘, 중국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요소이며 픽사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픽사의 애니들이 유독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게 월드와이드 성적이 생각만큼 올라가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중국 시장이 급속하게 커진 2013년 이후 개봉작을 볼 때, 《미니언즈》가 6800만 달러, 월드와이드로 4억 달러 남짓한 《아이스 에이지 5》조차 6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몬스터 대학교》는 3300만 달러, 《인사이드아웃》 1500만 달러, 《도리를 찾아서》 3800만 달러 등 처참한 성적을 올렸다.
중국에서 전반적인 애니메이션의 흥행이 실사 영화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여타 메이저 스튜디오 애니메이션들이 최소 5천만, 디즈니의 《주토피아》는 무려 2억 3500만 달러를 올리는 등 때때로 강력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작품성으로는 빠지지 않는 픽사가 유달리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도 2017년에 개봉한 《코코》가 가족애를 중심 소재로 해서 그런지 무려 1억 8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성공하며 픽사의 중국 잔혹사가 끝을 맺어 가는 듯싶었다.. 그에 힘입어 최근작인 《인크레더블 2》의 단편을 대놓고 중국 배경으로 그렸으나, 5100만 달러 흥행에 그치며 끝날 듯 말 듯 아직도 픽사의 중국 흥행 잔혹사는 이어가는 중이다.
전반적으로 아직까지 픽사의 작품이 강력하지 않은 것은 새롭게 커가는 시장의 공통점으로 보이는 지점도 있다. 우리나라도 한창 시장이 성장할 때는 드림웍스의 작품이 픽사의 성적을 압도했었던 것을 기억하면,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한 이후에 픽사의 작품이 빛을 발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픽사의 작품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랑받는 편이다. 92회 시상식까지를 기준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17개 작품 중에서 10개 작품이 픽사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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